제목 : 파친코(パチンコ, 빠칭코)
방영 기간 : 2022.03.25~04.29
감독 : 코코나다, 저스틴 전
각본 : 수 휴
원작자 : 이민진
촬영 : 플로리안 호프마이스터, 안트 쳉
출연자 : 윤여정(늙은 선자 역), 이민호(한수 역), 김민하(10대 선자 역), 전유나(어린 선자 역), 스티브 상현 노(이삭 역), 진하(솔로몬 백 역), 아라이 소지/박소희(모자수 역), 정은채(경희 역), 정인지(양진 역)
4대에 걸친 재일 한국인의 이야기
파친코는 한국계 미국인 작가 이민진 씨의 동명 소설 파친코를 원작으로 Apple TV+독점 드라마입니다. 또한 Apple TV+에서 처음으로 배급한 Dr·브레인의 뒤를 이은 두 번째 한국어 작품입니다. 이민진 씨 본인은 재미교포로서 재미교포의 시선으로 재일 한국인의 삶을 소설로 그려내었습니다. 그녀는 본인만의 독특한 시각과 경험, 그리고 10년에 걸친 인터뷰와 리서치 끝에 미국 내셔널 북 어워드 파이널 리스트에 오르며 미국 평론가들로부터 찬사를 받아낼 수 있었습니다. 이 소설을 드라마로 제작한 것도 수 휴, 코고나다, 저스틴 전과 같은 재미교포이기에 오징어 게임 같은 한국 드라마와는 결이 다르며 오히려 김 씨네 편의점과 같은 미국 드라마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드라마는 일제 강점기에 조선인들이 어떠한 삶을 살아왔으며 나라가 망하고 좀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고국을 떠나 일본과 미국에 간 이민자들이 어떠한 고충들을 겪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드라마 속 언어의 구성은 부산 사투리가 53%, 표준 한국어가 5%, 제주도 사투리가 2%, 일본 오사카 사투리가 25%, 일본 도쿄어가 5%, 영어가 10% 사용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파친코에는 총 4대가 등장합니다. 1대는 일제강점기에 영도에서 부부가 하숙집을 운영하였습니다. 2대는 영도의 하숙집 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선자로 추후 남편을 만나 일본 오사카로 떠납니다. 3대는 재일 한국인으로 하루하루 힘겨운 인생을 반복하는 노아와 모자수로 이민자가 받는 차별을 보여줍니다. 4대는 모자수의 아들 솔로몬으로, 일본에서 호의호식하며 살다가 미국 유학까지 갔으며 미국 회사에서 일본으로 발령받아 돌아오는 성공한 이민자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망국의 가난한 백성과 더 나은 삶을 위한 이민자들의 사투
일제 강점기에 부산 영도에서 하숙집을 운영하던 양진과 언청 부부는 선자라는 딸을 낳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양진은 일제에 대한 울분을 토하다가 이를 들은 일본 순사에게 죽도록 맞았고 정말로 죽었습니다. 그로부터 9년 후, 신임 생선 중개상으로 한수라는 사내가 일본 오사카에서 부산으로 넘어왔습니다. 그는 너무 잘생기고 능력이 있었기에 상당수의 여성은 그를 좋아했습니다. 그러나 삶에 바쁜 선자에게는 사랑 따위 사치였기에 한수에게 아무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불량배들에게 괴롭힘 당하던 선자를 한수가 구해줍니다. 그 후 둘은 서로에게 강렬하게 끌려 사랑을 나눕니다. 그 일로 선자는 임신합니다. 이를 한수에게 말하자 처음엔 기뻐합니다. 그러나 그는 이미 일본에서 결혼을 한 몸이었고, 선자는 이러한 사실을 몰랐습니다. 한수는 당연히 알고 있는 줄 알았기에 당황했고 선하다는 수치스러워합니다. 선자는 첩으로는 절대 들어갈 수 없다고 생각했기에 혼자 키우겠다며 그와 헤어집니다. 집으로 돌아가 어머니께 임신 사실을 고백하는데 이것을 하숙집에 머물고 있던 평양 출신의 목사 이삭이 엿듣습니다. 이삭은 선자에게 현실적인 문제가 있으니 아기를 입양 보내라 권합니다. 하지만 선자는 부모님이 그녀에게 사랑을 주었듯이 자신의 아이 또한 그렇게 키울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 모습을 본 이삭은 그녀에게 청혼하며 함께 그렇게 살자고 말합니다. 이후 배경이 바뀌며 4대인 솔로몬 백이 등장합니다.
1989년 뉴욕에서 남들보다 뛰어난 성과를 내지만 항상 승진에서는 누락되는 동양인 차별을 당하던 솔로몬은 일본의 재개발 현장에서 토지 거래로 문제를 안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를 해결하면 승진과 연봉을 인상해달라고 부사장과 거래합니다. 그 후 일본 오사카로 돌아온 솔로몬은 파친코를 운영 중이던 아빠, 그리고 할머니 선자와 다시 만납니다. 시플리 도쿄 지점으로 인사 이동한 솔로몬은 지점장인 톰과 담당자 나오미 등과 인사를 나눈 후 토지의 주인인 한금자를 찾아가 토지 보상금 10억 엔을 제안하지만 단칼에 거절당합니다. 방법을 궁리하던 솔로몬은 할머니 선자를 앞세워 다시 한번 더 한금자를 찾아갔고 선자와 이야기를 나누던 그녀는 이내 조건을 수락합니다. 중략... 마지막에는 선자가 고향을 그리워하던 시누이와 같이 고국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아들인 모자수에게 말하며 드라마는 끝납니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우리들은 어떠한 태도를 취해야 하는가
드라마의 가장 과거 부분은 너무나도 고통스럽고 아픈 기억을 다룹니다. 일본으로 넘어가서는 이전과는 또 다른 아픔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드라마의 내용 중 가장 미래에 해당하는 20세기 말에도 아무리 성공하였어도 사라지지 않는 차별과 과거의 아팠던 기억을 다룹니다. 이러한 역사를 바라봄에 우리는 어떠한 자세와 태도를 취해야 하는가 고민하도록 만드는 드라마였습니다. 개인적으로 과거만을 생각하며 현실과 미래를 등한시하는 것도, 당장의 현실과 미래에 급급하여 과거를 묻어두는 것도 옳지 못하며 우리는 그중 어디에 조금 더 비중을 두어야만 할지 깊이 있게 고민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상으로 리뷰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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